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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위기의 자치구 공연장 “뭉쳐라, 通하라”
글쓴이 세계일보 작성일 2012-04-24 10: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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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2012년 3월 19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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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segye.com/Articles/NEWS/CULTURE/Article.asp?aid=20120319022145&subctg1=&subctg2=

위기의 자치구 공연장 “뭉쳐라, 通하라”

서울 25개 구 네트워크 구축 본격화

[세계일보 김태훈기자]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공연장들의 네트워크 구축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취임한 박인배 세종문화회관 사장이 “자치구 문화예술회관과 공동작품 개발 등 연계활동 추진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것이 계기가 됐다. ‘뭉치지 않으면 도태될지 모른다’는 자치구 공연장들의 절박함도 한몫했다.

세종문화회관

21일 서울시내 자치구 공연장들로 구성된 서울문화예술회관연합회(서문연)와 세종문화회관이 공동으로 마련하는 ‘서울시 문화공간 현황과 네트워크’ 토론회는 이를 구체화하는 자리다. 토론회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다. 주최 측은 “자치구 문예회관의 현황과 애로사항, 문제점 등을 공유하고 향후 세종문화회관과 자치구 문예회관 간 네트워크 활성화를 위한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자치구 공연장의 ‘위기’는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1995년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자치구마다 경쟁적으로 우후죽순처럼 건립한 공연장의 상당수가 콘텐츠 빈곤으로 제 구실을 못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나루아트센터
서문연에 따르면 서울시내 자치구들이 운영하는 600석 이상 대형 공연장은 중구 충무아트홀(1236석), 강동구 강동아트센터(850석), 마포구 마포아트센터(781석), 은평구 은평문화예술회관(722석), 강북구 강북문화예술회관(670석), 광진구 나루아트센터(656석), 노원구 노원문화예술회관(616석), 서대문구 서대문문화회관(604석) 등이다. 구로구 구로아트밸리예술극장, 금천구 금나래아트홀, 영등포구 영등포아트홀, 성동구 소월아트홀 등도 500~600석 규모 공연장을 갖고 있다.

문제는 대중교통이 발달한 서울은 어디서나 세종문화회관, 예술의 전당 등 대규모 공연장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자치구 공연장의 콘텐츠가 아주 빼어나지 않고서는 관객을 끌어모으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실제로 충무아트홀, 마포아트센터 등 몇몇 공연장을 제외하면 상당수가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라는 본래 목적에서 벗어나 구청 행사장이나 주민 예식장 등으로 변질되고 있는 실정이다.

금나래아트홀
전문가들은 “자치구 공연장이 위기를 극복하려면 네트워크 형성이 급선무”라고 입을 모은다. 가까운 두 자치구 문예회관에서 비슷한 공연을 할 경우 흥행 실패가 뻔히 예상되는 만큼 사전에 협의와 소통을 거쳐 그런 ‘낭비적’ 요소부터 없애자는 것이다. 구로아트밸리예술극장을 운영하는 구로문화재단의 김석홍 문화사업팀장은 “인접한 4~5개 자치구가 일종의 ‘권역’을 형성해 공연장별로 클래식, 뮤지컬, 무용 등 전문 분야를 하나씩 맡아 특화할 경우 콘텐츠 중복을 막고, 권역 내 주민들에게 다양한 공연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공연장의 성패는 거기에 상주하는 예술단체와 불가분의 관계다. 수준 높은 상주 예술단체가 없으면 자체 공연 기획보다 외부 단체에 공연장을 빌려주는 대관 업무에 치중하기 쉽다.

충무아트홀
자치구 공연장 중 가장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듣는 충무아트홀은 ‘유라시안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와 ‘앙상블 시나위’를 상주 예술단체로 두고 있다. 노원문화예술회관은 ‘이원국 발레단’이 상주하며 활동 중이다.

하지만 많은 자치구는 예산 부족으로 상주 예술단체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게 현실이다. 노원문화예술회관 김경희 공연기획팀장은 “자치구 공연장에서 일반 공연단체를 부르려면 금액이 만만치 않다”며 “세종문화회관 산하 예술단체와 연계할 경우 비용은 줄어들고 공연 콘텐츠의 질은 높아지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